몇일간 세월호 뉴스를 수도 없이 보고 또 봤다.
마음이 정말 아팠다. 꽃다운 나이의 청소년 300명이 펼쳐야 했을 아름다운 미래가 한 줌의 재가 되어 버릴지도 모를꺼라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계속 맴돈다.
청소년 뿐 아니라 그 배에 탔다가 실종된 모든 사람. 말도 안되고 어이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수많은 사람들. 대구 지하철 사건, 삼풍 백화점 사고...
정부의 늦장 대응, 선장의 어처구니 없는 위기 대응, 청해진해운의 어이없는 배 구조 변경, 그걸 또 허락해준 정부 감사 기관, 출항을 허락해준 인천항, 첫 신고를 받은 해경의 대응, 진도 VTS의 업무 소홀, 등등등...
마치 계산된 폭파로 무너지는 건물처럼 이번 사고는 모든 부분의 허술함이 딱딱 맞물려 초대형 인재로 우리의 미래인 수백명의 청소년을 물 속에 떠밀어 넣었다.
같이 일하는 미국 친구들이 물어본다. 뭐라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다. 부끄럽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이런 나라라고 말하는 것이. 진실을 말해주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다...
특히 선장이 나몰라라 하고 도망갔다고 하던데 그게 정말이냐고 묻는 친구에게는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 였다.
우리가 이렇게 책임감 없고 허술한 나라였던가... 서울에 즐비한 건물과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우리의 대기업들을 보며 우리는 착각을 한다. 우리나라가 이정도라고...
하지만 우리는 세월호를 보며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요정도라고.. 겨우.
사람의 생명을 우습게 보고 경시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생명과 직결된 안전을 소홀히 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한 기본중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다면 우리나라는 겨우 요정도 밖에 안되는 나라다. 슬프지만 인정하기 싫지만, 그런 나라가 내 나라 대한 민국이다...